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 천안함 사과할 뜻 없었다

▲ 9일 오후 2시 20분 점심 식사 후 남북 군사 실무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 나타난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대좌(대령급)는 "본회담 의제에 천안함·연평도 외에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포함시키자"고 요구했다. 북한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째 이 주장을 되풀이했다.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남북 간 긴장 완화라는 틀에 집어넣어 물을 타겠다는 속셈이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이 '선(先) 천안함·연평도 해결, 후(後)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자 북한의 태도가 돌변했다. 리 대좌는 5분여 동안 "천안함 사건은 우리(북)와 무관하다", "(천안함은) 특대형 모략극",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거지로 만들었다" 등의 말을 쏟아낸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오전 회담 때까지만 해도 이번 예비회담의 타결을 점쳤던 우리측 대표단은 황당한 심정으로 북측 대표단의 퇴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 시작 30분 만인 2시 50분쯤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가버렸다. 정부 당국자는 "점심때 평양 지도부로부터 '일단 회담을 깨라'는 훈령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 더 자세히 보기